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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서 봉사활동하고 계신 성주형 나자로부제님 사순5주일 강론
작성일 : 2014.04.17   조회수 : 95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지요. 성경 전체에서, 예수님이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는 이야기는 딱 세 번 나옵니다. 야이로라는 회당장의 딸을 살리신 이야기, 과부의 아들을 살리신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오늘 우리가 들은 라자로를 살리신 이야기입니다. 이 세 가지 이야기 중에서 오늘 들은 라자로의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고 극적인 이야깁니다. 이 라자로의 이야기는 제가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제 세례명이 바로 이 라자로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기적들을 많이 일으키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그 분을 믿게 되었지요. 그들에게는 기적이 참 중요했습니다. 병을 고쳐야 했고, 먹을 음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언제나 필요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기적을 보기 위해서 항상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뒤를 따랐습니다. 솔직하게 말해보자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른 이유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믿어서가 아니라, 그 분이 일으키시는 기적을 바래서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기적을 바래서 예수님을 따른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사실,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 지금 오늘날의 우리들도 기적을 필요로 합니다. 기적같은 일을 바라면서 예수님께 기도하는 사람, 지금도 많습니다. 병을 낫게 해달라,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 시험에 합격하게 해달라 등등 예수님을 통해서 어떤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는 사람은 지금도 분명 많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우리 모두 예수님이 일으켜주시는 기적을 분명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어떤 사람에게 기적을 일으켜 주시겠습니까? ‘병을 낫게 해주시고, 돈을 많이 벌게 해주시고, 시험에 합격하게 해주시고’ 하면서 간절하게 기도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어떤 사람에게 기적을 일으켜 주시겠습니까?

 

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라자로가 살던 동네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사람들에게 기적을 일으키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와서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바로 떠나시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신이 계신 곳에도 기적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곧바로 라자로에게 가지는 않으시고 이틀을 그곳에서 머무르시면서 사람들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라자로를 만나러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다른 기적을 일으키실 때와은 조금 다릅니다. 야이로의 딸이나 과부의 아들을 살리실 때는, 그 가족이 직접 찾아와서 병을 낫게 해달라고 말하고, 목숨을 살려달라고 빌었습니다. 기적을 일으켜 달라고 청원을 드렸기 때문에, 예수님이 가셔서 기적을 일으켜주셨지요. 그런데 라자로의 경우에는 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라자로가 아프다고 말했을 뿐이지, 병을 고쳐달라거나 살려달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청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라자로에게 가십니다.

 

사실 예수님이 지금 라자로에게 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라자로가 살고 있는 동네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죽일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수님이 아픈 라자로 곁에 없었던 것도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계셨던 겁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죽일까 계획하고 있는 그곳에, 예수님이 라자로 때문에 가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예수님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은, 예수님이 죽은 라자로를 살리는 것을 보고, 더 빨리 예수님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획보다 빨리 예수님을 죽였던 겁니다.

 

그러니까 정리해보면, 예수님은 라자로를 살리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가시는 겁니다. 자기를 죽일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라자로를 살리려고 가신 겁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예수님께 라자로를 살려달라고 말한 사람은 없습니다. 심지어 라자로의 동생들이었던 마리아와 마르타도 예수님을 만났을 때, 죽은 자기 오빠 라자로를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라자로를 살려내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라자로의 동생들이었던 마리아와 마르타의 믿음 때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오빠를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둘 다 똑같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자매는, 오빠는 안타깝게 죽었지만 예수님이 곁에 계셨다면 죽지 않았을 거라고 확실하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빠 곁에 계시지 않았던 예수님을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마지막 날 부활 때 오빠가 다시 살아날 것을 믿기에 그것에 그냥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주 겸손하고 순수하고 확고한 믿음입니다. 하느님께 아무것도 바라지도 않고 온전히 의지하기만 하는, 아주 아름답고 숭고한 믿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오빠가 천국에 가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을 일으켜주십니다. 오빠 라자로를 다시 살려준 것이죠.

 

기적을 일으켜달라고 청하는 이들에게는 기적을 일으키시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것만큼만 해주셨습니다. 걷게 해달라고 하면 걷게 해주시고, 눈을 뜨게 해달라면 눈을 뜨게 해주시고, 깨끗하게 해달라면 깨끗하게 해주시고, 음식을 달라면 음식을 주시고, 물을 달라면 물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오늘, 겸손하고 순수하고 확고한 믿음을 가진 이 자매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흘러넘치는 기적을 일으켜주셨습니다. 그것도 당신의 목숨을 걸고서 그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청하고 싶은 것이 참 많습니다. ‘하느님이 이러이러한 것을 해주셨으면 좋겠다’하며 원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들을 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청할 것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믿음만을 청하십시오. 오늘 복음의 마리아와 마르타같은 겸손하고 순수하고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해달라고 청하십시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사순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제 다음 주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고, 하느님 은총의 절정인 성주간과 부활대축일이 다가옵니다. 은총의 사순시기를 마무리하면서, 또한 하느님 사랑의 절정의 시간을 준비하면서 우리 모두 마리와와 마르타 같은 믿음을 갖출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립시다. 그 믿음만 있다면, 하느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욱 흘러넘치는 기적을,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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