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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월요일 강론-성주형 나자로부제
작성일 : 2014.04.21   조회수 : 864

저는 군대생활을 서울에서 했습니다. 서울에서 의무경찰로 군대생활을 했는데요. 그 때 이곳저곳에 데모를 막으러 참 많이 다녔습니다. 서울에는 데모가 참 많더라고요. 그 때, 데모를 막으러 가장 자주 나가던 곳이 있었습니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아주 큰 대형마트였는데요. 그 곳에서 일하던 아주머니들이 대량으로 불법 해고돼서 매일매일 모여서 억울함을 호소하면 농성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시위를 막으러 가는 입장이었지만, 그 분들의 억울한 사연이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 회사는 단순히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서 힘없고 가난한 아주머니들을 대량으로 해고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기가 막힌 것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정말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데, 한 해에 100억씩 교회에 기부를 한다고 자랑을 하는 겁니다.

 

그 사람은 교회에서 정말 열심한 신자로 존경받는다고 했습니다. 기도도 열심히 하고 헌금도 참 많이 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직장에서는 그렇게 부도덕하게도 많은 아주머니들을 불법으로 해고하는 악덕기업주였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는 일이지요.

 

예수님 믿는다는 사람들 중에, 생각보다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수님 믿는다면서 성당이나 교회는 열심히 나가는데, 정작 자기 삶의 자리는 전혀 예수님의 가르침과 맞지 않게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오늘 복음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가 등장합니다. 유다는 늘 예수님 곁을 지켰던 사도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 첫 자리는 예수님이 아니었습니다. 유다의 마음속은 다른 욕심들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늘 예수님 곁에 있었지만, 그의 삶은 전혀 딴판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그는, 사도였지만 결국 예수님을 팔아넘겼습니다. 몸은 예수님 곁에 있었지만, 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은총의 시간 속에 있었지만, 그는 결국 스스로 죄악을 선택하였습니다.

 

성당에 열심히 나온다고, 미사 열심히 드린다고, 기도 열심히 한다고, 헌금 많이 낸다고...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곳 성당에서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자기 직장에서, 자기 가정에서, 자신의 동료들이나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몸만 예수님 곁에 있었던 유다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미사 끝에, 우리는 늘 이런 말을 듣습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십니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으로부터 세상에 파견됩니다. 나의 일자리로, 나의 가정으로, 나의 이웃들에게 파견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처럼, 그렇게 예수님 곁에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오늘 예수님 발에 값진 향유를 부어드린 마리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예수님 곁에 머물러야 합니다. 여기 성당에서는 예수님을 찬미하고, 밖에서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화를 내기만 한다면, 그것은 순수한 믿음이 아닙니다. 순수한 믿음은 언제나 어디서나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거룩한 은총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중요한 전례에 참여하는 것, 분명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이 성당 밖에서도 은총을 받아 누릴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시간에, 내 몸만 참여시킬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마음과 행동과 삶을 참여시키도록 합시다.

 

예수님 곁에 유다도 있었고, 마리아도 있었습니다. 같은 곳에 있었지만 유다는 죄와 죽음을 받았고, 마리아는 은총과 구원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여기 같은 곳에 모여 함께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몸만 이곳에서 기도하고 있다고 구원이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미사전례에서만이 아니라, 평상시의 삶에서도 하느님을 찬미해야 합니다.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몫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유다의 몫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마리아의 몫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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