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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 방문

1984년 5월4일에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기해 한국을 순방하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소록도를 방문하였다.
교황을 맞이하기 위하여 소록도는 직원, 환우 할 것 없이 한 달 전부터 도로 청소, 화단조성, 가로수 정비, 국어와 폴란드어로 쓰인 환영 현수막 등 준비 작업을 하였다.

기념탑십자가 고상교황님은 예수님이 그랬듯이 환우들을 일일이 어루만지고 손을 붙잡아 주시면서 병 나음을 기원하고 이들에게 축복이 내리기를 빌었다.
교황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병사 성당에 대형 십자가 고상을 하사하셨다.

행사장소인 복지회관(현 우촌복지관) 앞에 교황방문을 기리는 기념탑을 세우고, 이 석탑 전면에 [이 섬을 방문하여 우리에게 사랑과 용서를 심어주시고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평화의 빛이 담긴 희망의 말씀을 주시다.]
라는 글씨를 새겼다.

교황의 방문에 즈음하여, 병원에서는 그간 환우들이 섬을 출발할 때 따로 이용하던 선창과 선박을 없애고 직원을 비롯한 일반인들과 같은 선창, 같은 배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일반인들과의 차별을 없애기 시작하였다.

자유와 평등, 이것이 교황님 방문이 남긴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

교황성하 강론

1. 마음으로 친애하는 여러분. 머나먼 길을 떠나 한국에 올 채비를 하면서 이 소록도에 계신 여러분과의 만남을 특별히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서 아름다운 글을 받은 후로는 더더욱 여러분을 보러 오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여러분을 위로하고, 여러분에게 내 사랑을 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여러 위대한 종교에서는 인간을 위로하기 위한 요체를 고통에서 보고 있습니다. 삶 자체가 괴로움이라고, 인생을 고해라고 합니다. 성경에서도 이마의 땀과 산고를, 밥을 먹고 새 생명을 얻는 값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처지에 대한 이러한 통찰은 단지 견디거나 희망을 버림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인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넘어야 함을, 참으로 내가 되려면 구원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 사이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할 것 없이 모두 진정한 우애로 서로 지내고 있음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분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마 고통을 깊이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중에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께서 당신 몸에 우리의 고통 겪으시어 그의 상처로서 우리가 나았음(이사야 53:5)을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2.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사시는 동안 고통받는 모든 이에게 특별히 가까이 지내셨습니다. 병자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 가운데에는 나환자도 많았습니다. 오늘의 복음 이야기도 그 한 예입니다. 이제 깊은 믿음을 가지고 이 복음을 다시 읽어 보십시다.
“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많은 군중이 뒤따랐다. 그때에 나병 환자 하나가 예수께 와서 절하며 주님, 주님은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산에서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니.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으리니....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터무니 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받을 때에 너희는 행복하니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느니라.“ 라고, 사람들의 평소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뒤엎는 말씀을 하시고 방금 내려오시는 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보통 저주라고 부르는 것을 예수님은복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신 것은 우리의 고통을 구속하심으로써 믿는 마음만이 알 수 있는 크나큰 가치를 고통에 부여하셨기 때문입니다.

3. 고통에 관한 이 복음은 특히 여기 사시는 여러분, 나병에 시달리는 여러분에게는 더없이 절실한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가까우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 고통에 관한 복음에서 우리는 고통의 시련 한 가운데서 끝내 견디어 낸 이들이 칭찬받음을 봅니다. 야고보서에 “ 여러분은 욥이 끈기 있게 참아낸 이야기를 들었고 주님께서 지어주신 결말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연민과 자비로 가득하신지를 보았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고통에 대한 갚음은 그리스도의 구원에 담겨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오로 성인의 말씀대로 우리는 우리가 당하는 고통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해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몸으로 채우고”있기 때문입니다.
“왜 내가?”라는 더없이 괴로운 물음 앞에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의 십자가 죽음으로 산 해답을 주고 계십니다.
자신을 가이없는 사랑으로 내주심으로써 완전히 남만을 위해 고통을 당하셨던 것입니다. 그로부터는 우리 역시 “예수의 죽음을 스스로 몸에 지님으로써 예수의 생명이 우리의 몸에서도 드러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어째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이 - 그의 구원하는 사랑이 - 과연 모든 고통이 지니는 존엄의 근원이자 장차 우리 안에서 드러날 영광의 보증인가를 가히 알 수 있습니다.

4.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글에서 야고보 성인은, 그들 중에 앓는 사람이 있으면 교회의 원로들이 찾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나는 오늘 사제이며, 주교로서, 로마의 주교로서, 여러분에게 왔습니다. 초기의 원로들처럼 나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 주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기름을 바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하는 기도”가 여러분의 구원이 되기를 하느님께 간구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은혜로이 일으켜 주시어 여러분 영혼은 영원한 삶의 영광을 맞아들일 수 잇게 되고 병고에 지친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 영혼의 생명인 저 희망에서 위안과 힘을 찾게 되기를 빕니다.

5. 끝으로 이곳 한센병 가족을 돕는 의무요원과 직원 여러분에게 따로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여러분이 하고 계신 일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인간애에서 우러나오는 매우 고귀하고 몰아적인 봉사입니다. 여러분이 그토록 아낌없이 베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어려움을 제일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은 여러분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사랑의 역설에 있어서는 약자가 강자를 받쳐 주고, 병든 자가 성한 자를 나누어 주는 까닭입니다. 아무쪼록 주께서 여러분의 선량한 마음을 기쁨과 평화와 더한 사랑으로 갚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 자리에서 또한 가톨릭 구라협회의 회원들, 삼십여 년에 걸쳐 안양, 칠곡 그 밖의 여러 곳에서 병고에 시달리는 여러 형제들에게 지칠 줄 모르는 봉사를 해 온 여러분에게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한센병을 앓는 모든 사람이, 나라와 온 세상에서 잊혀지고 버려진 모든 이들이, 우리 모두가 그의 부활한 생명을 나누어 받기 위해 고통을 겪으신 예수께 특별히 사랑 받고 있다는 깨달음으로 기쁨을 찾고 위안 받기를 마음으로 빕니다.

친애하는 벗들인 여러분,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구세주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여러분을 포옹합니다.
안녕히들 계십시오.